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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

여자친구랑 같이 볼만한 영화 1.<Flipped>

여자친구와 있을 때 생각이 난 영화가 있어요. 소개하는 영화가 "꼭 나랑 같은 내용이다"라는 뜻이 아니라, 왜 '같이 보면 좋겠다' 싶은 영화들이 있잖아요. 게다가 내가 추천해 데이트 할 때 같이 봤더니 여자친구의 반응도 좋아서 뿌듯했던, 그런 기억이 나는 영화들에 대해 써볼까해요. 첫 번째 영화는 <Flipped> 이에요.

 

스포주의

 

 

 

이 영화는 한국에서 개봉을 안했어요.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못봤을 거라고 생각해요. 개봉했었으면 꼭 영화관에서도 봤을텐데 새삼 포스터를 보니 이제와서 아쉬워요. 포스터에서 보시다시피 영화 속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화면도 정말 아름다워요. 줄리가 나무에서 보는 마을의 풍경은 정말 모든 세상이 보이는 것 같죠. 원작이 책인데 책을 읽지는 않았지만 영상이 책의 내용을 방해하는 그런 일은 없었을 거예요!

 

제가 처음 로맨스라는 장르의 영화를 접해본 영화가 플립이었던 것 같아요. 플립을 처음 봤을 때 '남자애는 진짜 잘생겼는데, 여자애가 왜 이렇게 평범하게 생겼지?' 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갈수록 여주인공의 어떤 점에 빠져 들어, 정말 신기하게도 영화가 중간을 얘기할 즈음에는 줄리가 정말 예뻐보여요. 브라이스는 처음과 다르게 점점 못나게 느껴지니 여자친구랑 볼 때 걱정안하셔도 돼요.

 

 

 

플립은 서로 다른 가치관 아래서 자란 소년과 소녀의 사랑이야기예요. 간략할 줄거리를 소개하도록 할게요. 브라이스가 줄리의 이웃집으로 이사오면서 줄리는 브라이스에게 첫눈에 반하게 돼요. 하지만 마을의 나무를 지키는 사건을 통해 브라이스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됩니다. 그리고 브라이스는 점점 줄리를 좋아하게 되고, 줄리가 줬던 계란을 버리거나 그녀를 욕했던 자신에 대해 반성하게 되고 결국 잘린 나무를 줄리의 마당에 심어주며 두 소년과 소녀과 화해를 하는 스토리예요.

 

영화는 줄리와 브라이스의 두 시점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가요. 많은 영화를 보지는 않았지만 이런 특징있는 방식이 정말 잘 쓰여졌다고 생각해요. 초반부에는 두 사람의 서로에 대한 생각이 다르고, 나무에 대한 태도에 있어서도 다를 뿐 아니라, 계란을 나누는 것에 대해서 조차도 달라요. 좀 더 지나면 다른 점들이 둘 뿐 아니라 집안 사이에서도 생각하는 게 다르단 걸 알 수 있어요. 여타 영화와 다른 <Flipped>의 특징이 영화를 더 재밌게 해요.

 

 

 

 

항상 영화를 보면 제목에 주목하는 편인데, "flipped" 이라는 뜻은 "거꾸로, 뒤집히다." 이라는 뜻으로 쓰여요. 처음 "Flipped"란 단어가 나온 건 꼬마 줄리가 브라이스에게 'I flipped'라고 생각할 때예요. 여러번 영화를 보면서 생각한 건 처음 "flipped"라고 말한 이유는 전체를 볼 줄 아는 집안에서 태어난 줄리가 부분만 보고 브라이스에게 사랑에 빠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어요. 또 다음 flipped 이 나왔을 때는 브라이스가 줄리를 좋아하게 됐다는 걸 인정했을 때예요. 여기서는 둘의 관계가 바뀌었다 이런 점을 말하는 것 같아요. 이 단어를 강조하기 위해 시점이 바뀔 때 화면이 빠르게 뒤집히게 만든 것 같아요.

 

영화를 보고 나서는 로맨스말고 같이 얘기할 수 있는건 '나는 어떤가?' 에 대해서예요. 천천히 생각해보면 우리는 브라이스 같은 집에서 살고 있는 것 같아요. 가치관 같은 그 사람을 구성하는 정말 큰 그림보다는 생김새, 얼굴 같은 작은 부분에 집착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우리가 무언가를 선택할 때 줄리처럼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곧이 곧대로 말을 할 수 없었고, 브라이스처럼 주변의 시선을 신경쓰고 행동하고 있어요.

 

이런 점에서 나무는 대중들이 도려내려고 한 순수함을 뜻하는 것 같고, 브라이스가 마당에 나무를 심는 행동은 자신이 순수함의 가치를 깨닫게 되었고 줄리를 볼 때 얼굴이나 평판이 아니라 줄리의 순수함을 보게 되었다고 비유적으로 나타내주는 것 같아요.

 

마무리 지으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해봤지만 이런 생각말고도 줄리와 브라이스가 순수하게 성장해 사랑을 하게 된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또, 한 사건에 대해 둘의 시점이 바뀌기 때문에 재밌는 요소도 충분히 갖고 있어요! 그래서 여자친구랑 볼 때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