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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

여자친구랑 같이 볼만한 영화 2. <Midnight In Paris>

여자친구와 있을 때 생각이 난 두 번째 영화는 미드나잇인파리예요. 사실 이 영화는 제가 먼저 본게 아니라 여자친구가 먼저 추천해줬었고, 제가 혼자보고 시간이 지나고 나서 데이트할 때 생각이 나서 둘이 같이 보게 된 영화예요.

 

 

 

 

영화는 현재 파리의 풍경을 보여주면서 시작해요. 어떤 글을 보니까 실제 여행했던 분이 봤던 것보다 영화에서 더 아름답게 찍었다고 얘기하는 분도 있었어요. 풍경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스토리가 시작돼요. 주인공 길은 약혼자 이네즈와 파리에 오게됐는데 이네즈 부모님과의 식사자리에서 우연히 친구들을 만나고, 이 친구들과 같이 여행을 다니게 돼요.

 

 

 

 

이런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은 길은 혼자 시간을 보내게 되는데, 이 때 우연히 12시의 마차를 타게 되고 1920년대의 과거로 가 헤밍웨이,거트루드 스타인, 피츠제럴드 같은 엄청난 사람들을 만나요.

 

 

 

 

영화에서 나오는 1920년대는 "Jazz Age"라고 불리는 시대예요. 재즈음악이 발달했고 피카소, 해밍웨이, 피츠제럴드 등 문화적으로 부흥했던 시대예요. 때문에 소설가인 길이 생각하는 "벨 에포크(좋은 시대)"이기도 해요. 영화는 이런 시대를 잘 반영해요. 음악이나 의상, 등장인물들의 실제 행동들같은 것들이 잘 녹아있어요. 예를 들어, 해밍웨이가 길과 대화할 때 권투를 경쟁에 빗대 얘기하는 거나 군대얘기를 하는 것도 실제로 해밍웨이가 권투를 즐겨했고 1차대전에 참전했던 군인이기도 했기 때문이에요. 또 자살하려고 했던 젤다 피츠제럴드는 실제로 우울증이 심했다고 해요.

 

 

 

 

작품 속의 재밌는 점은 현재 인물들과 과거 인물들의 관계가 서로 어떤 면에서 닮아 있다는 거예요. 이네즈가 폴의 현학적인 면에 반해 바람을 피웠다고 시인했던 것처럼 아드리아나도 피카소를 두고 헤밍웨이와 바람이 나게 되죠. 그리고 실제로도 헤밍웨이의 마지막 연인은 아드리아나였다고 해요.

 

또 다른 점은 길이 과거에 대한 향수를 갖고 있던 것처럼 아드리아나도 1890년대에 대해 향수를 갖고 있다는 거예요. 이 때 다시 한번 미드나잇에 오는 마차를 타고 과거로 갔을 때, 아드리아나가 돌아 오지 않으려 하는 것을 보고 길은 문득 깨달아요. 분명 과거가 매력있고 좋은 시대로 보이지만 '그때로 돌아가면 행복할 거란건 환상이다'라는 생각에 도달하게 돼요. 마지막에 탐정이 경비에게 쫓기는 장면이 이런 말을 뒷받침해주는 장면이에요.

 

 

 

 

그렇지만 영화를 만든 사람은 과거는 현재에 어떤 교훈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길이 자신의 작품을 거트루드 스타인에게 보여줘 자신이 놓치고 있던 것을 알게 되고, 길 자신과 같이 빗속을 걸을 수 있는 여자를 만나게 되는 것처럼요.

 

 

 

영화를 보고 나면 자신의 "벨 에포크"에 대해 생각하게 돼요. 과거의 과거에서 길의 '항생제가 없으면 어떡해'같은 깨달음처럼 우리는 현재가 당연하게 제공하는 것들을 모르고 있을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영화에서 나오듯 과거의 어느 좋았던 시대도 그 시대만의 충분한 매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여자친구랑 같이 본 다면 여자친구와 이런 것들을 얘기하고 공유하면 좋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