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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

<머드> 리뷰: 아버지에 대하여


머드 (2013)

Mud 
8.3
감독
제프 니콜스
출연
매튜 매커너히, 타이 셰리던, 리즈 위더스푼, 제이콥 로플랜드, 마이클 섀넌
정보
드라마 | 미국 | 131 분 | 2013-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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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드>는 아버지에 대하여 생각나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소년에게 아버지는 어떤 의미일까요? 문득 하근찬의<수난이대>가 떠오릅니다. <수난이대>에서는 아버지는 팔을 잃고 아들은 다리를 잃어 서로 의지하면서 외나무다리를 건너지요. 하지만 <머드>에서 아버지와 아들은 서로 의지하는 관계와는 많이 다릅니다. 영화의 아버지들은 소년들에게 엄격하거든요.

 

영화의 '아버지'에 집중한 이유는 <머드>의 카메라의 시선이 특이하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영화 제목이 <변호인>이라면 변호인의 시선을 따라가고 <호빗>이라면 호빗의 시선을 따라가기 마련인데 <머드>에서는 머드라는 이름을 갖은 사내를 따라가지 않고 소년(앨리스)의 시선을 따라갑니다. 따라서 머드의 시선이라면 알 수 없는 소년의 부모라던지 등에 대해 관객이 알 수 있습니다.

 

 

카메라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소년이 두 남자를 비교하는 것에 집중하게 됩니다. 이 두 남자는 '머드'와 집에 있는 '아버지'입니다. 집에 있는 아버지는 소년에게 어머니와 갈등을 일으키는 사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년이 탐탁치 않게 생각합니다. 참고로, 저의 영어듣기 실력이 나쁘지 않다면 소년은 아버지를 Father(혹은 Dad)라고 '거의' 부르지 않습니다. 자막에서 아버지라는 단어는 영어에서 You를 의역한 것입니다. 반면에 머드는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마치 개츠비처럼 모든 것을 바치는 남자입니다.

 

소년은 이 두 남자 사이에서 머드가 옳기를 바랍니다. 흔히 소년들이 용사가 불을 뿜는 용을 지나 공주를 구해 행복하게 사는 동화를 믿듯이 <머드>의 소년이 믿는 것은 동화와 같은 것이죠. 하지만 이 동화와 같은 바램은 영화가 흘러가며 그 한계를 깨닫게 됩니다. 실제 아버지가 어머니와 반목한 것과 소년이 좋아한 메이펄의 거절, 그리고 소년이 살인한 것조차 묻어둘 정도로 믿었던 머드조차도 여자를 포기하고 떠나는 것을 보면서 아마도 소년은 무언가 느꼈을 겁니다. 

 

모든 문제가 해결된 후 영화의 마지막 즈음 소년은 조금 달라진 모습을 보입니다. 소년은 이제 이혼한 아버지도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자신이 좋아했던 메이펄을 보고도 고개돌려 지나갈 수 있게 됩니다. 이로서 성장을 하게 된거죠. 

 

 

<머드>에서는 소년의 아버지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아버지도 등장합니다. 바로 머드의 아버지입니다. 머드의 아버지도 머드에게 도움을 주지 않고 엄격한 것은 소년의 아버지와 같습니다. 그러나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보면 결국 머드를 구해주는 사람은 아버지입니다. 그리고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죠. 이런 것으로 보아 영화 <머드>는 아버지를 '아들을 미시시피 강에서 멕시코 만, 즉 더 넒은 세계로 안내하는 안내자의 역할'이라고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