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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

<인 더 하우스> 의외의 결론이지만 다른 대안은 없다

 

 

<인 더 하우스>를 봤습니다. 얼마 전 봤던 <영 앤 뷰티풀>과 몇 가지 공통점을 갖는 것 같습니다. 두 작품 모두 섹슈얼리티에 관한 이야기가 내재되어 있고, 사춘기의 주인공, 어른인 남자에 대한 냉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인 더 하우스>가 <영 앤 뷰티풀>보다 좀 더 좋았습니다. 왜냐면 홍상수 감독의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에서처럼 인물이 직접하는 것과 상상 혹은 기억으로 관객에게 이야기 해 주는 것, 두 가지가 있어 이야기가 좀 더 풍성한 느낌이 들어서입니다.

 

 

본격적으로 리뷰를 시작하겠습니다.

 

 시작은 제르망 선생님의 개학부터 시작합니다. 방학이 끝난 학교에서는 새로운 교육정책을 시행합니다. 평등한 교육을 하겠다는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교복을 입히는 거죠. 얼핏 보면 다 같은 학생으로 보입니다. 이 중에서도 카메라는 한 명만을 비추는데 클로드라는 학생입니다. 오프닝 시퀀스는 기존 체제, 관습을 대변하는 학교와 그에 비해 작은 클로드를 보여주면서 앞으로 클로드의 행보를 암시합니다. 처음 볼 때는 느끼지 못하나 다시 보면 흥미로운 오프닝 시퀀스이죠.

 

 영화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제르망과 클로드는 과제를 통해 만납니다. 특이하게도 클로드는 마치 한 편의 소설같은 과제를 제르망에게 보여줍니다. 이 때부터 클로드가 쓰는 글과 제르망과 클로드의 수업, 제르망의 가정 이렇게 세 가지의 주된 이야기로 진행합니다.

 

 

 

 

 먼저 클로드의 글은 마치 막장 드라마 한 편을 보는 것 같습니다. 사실주의 글처럼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 친구의 엄마를 탐해 접근하는 내용이죠. 그러나 막장 드라마와 다른 점은 클로드가 써서 전해주는 글이 영상화 된 것이기 때문에 클로드가 친구의 가족과 친해질수록 불순한 생각을 들킬까하는 서스펜스를 끝까지 유지한다는 겁니다.

 

 제르망이 클로드에게 가르쳐주는 것은 글을 잘 쓰는 법입니다. 또 이것은 <인 더 하우스>에도 대체로 적용이 되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제르망은 "각 인물은 뭔가를 갈망하는데, 그걸 방해하는 뭔가 있어야 한다. 역경이 찾아오는 거지."라고 가르쳐주는데 클로드는 이 내용을 글의 주인공인 클로드 자신에게 적용하는 것 뿐만아니라 영화에 출연하는 대부분의 인물에 적용합니다. 클로드 자신은 오이디푸스처럼 '엄마'라는 존재에 대해 갈망하고 친구의 엄마는 인테리어 공부에, 제르망은 글 쓰는 재능에 대해 갈망하죠. 또 친구인 라파나 라파의 아빠, 제르망의 부인 조차도 각각의 갈망과 역경을 갖습니다.

 

 제르망은 앞서 말했듯이 재능에 대해 갈망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을 클로드를 통해 해결해보려고 합니다. 그런데 영악한 클로드가 시험치를 훔치라는 역경을 주죠. 그리고 제르망의 아내는 계속하는 것을 갈망합니다. '미노타우르스'라는 갤러리를 계속 운영하는 것을 원하고 충실한 클로드의 독자로서 이야기가 계속 되는 것을 원합니다. 그래서 라파의 가족을 갤러리 파티에 초대하기도 하죠.

 

 

 영화의 중반까지 세 이야기는 각각인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재밌는 글을 위해 제르망이 "캐릭터를 살려봐"라고 말하면서 세 이야기가 서서히 엮입니다. 라파가 제르망의 수업 때 망신을 당하고 라파가 복수를 클로드와 이야기하고, 이 때 제르망이 옆에서 조언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위의 사진처럼 말이죠. 그리고 학교신문에 제르망에 대한 라파의 분노 글이 나오고 그것을 제르망의 부인도 읽고, 라파의 아버지도 제르망을 만나게 됩니다. 이제는 클로드의 글 안으로 세 이야기가 들어온거죠.

 

 현실이 우선인 건지 클로드의 글이나 제르망의 조언이 우선인건지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제르망의 부인이 라파의 부모님을 초대한 것이 클로드의 글때문이고, "캐릭터를 살려봐"라는 조언으로 제르망은 자신의 수업 때 라파를 지명하는 게 그렇죠. 이 외에도 영화를 보면 그런 것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철학자 장 보드리야르가 말한 '가상실재의 미혹'과 궤를 같이 한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는 놀라운 장면들을 쌓아가며 마지막으로 향합니다. 제르망은 갈망을 멈추지 못하고 "성공적인 엔딩은 의외의 결론이지만 다른 대안은 없다"라는 조언을 클로드에게 합니다. <인 더 하우스>는 제르망의 가르침과 같이 클로드의 갈망과 역경의 해결을 정말 의외의 것으로 끝냅니다. 영화 중, 제르망이 글에 대해 말했던 풍자극, 사실주의 이야기는 영화에 그대로 적용되고 제르망이 클로드의 글에 느낀 것처럼 관객도 마찬가지로 흥미를 느낄 수 밖에 없는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