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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이 남자를 움직이게 하는 힘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2014)

Dallas Buyers Club 
8.9
감독
장 마크 발레
출연
매튜 매커너히, 제니퍼 가너, 자레드 레토, 달라스 로버츠, 스티브 잔
정보
드라마 | 미국 | 117 분 | 2014-03-06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은 투우를 보는 장면과 함께 시작합니다. 어둠 속에서 여자들보다 투우에 집중하는 주인공 우드루프가 어떤 인물인지 보여줍니다. 이후 그가 어떤 사람인지 능수능란하게 요악하는데요, 그의 모습은 겜블러, 경찰을 이용할 줄도 알고, 마약도 하는 모습입니다. 그런 그가 에이즈 판정을 받고 30일 시한부 인생을 살게 됩니다.

 

 영화에서 인상깊은 장면은 그가 생업에 종사하면서 불법노동자가 다쳤을 때입니다. 주인공의 성향을 말해주는 동시에 영화를 한방에 설명해주는 장면입니다. 불법노동자가 다리가 잘렸을 때, 우드루프의 동료가 묻습니다. "구급차 불러야하나?", 노동자를 불법으로 만든 제도가 먼저인가, 사람이 먼저인가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합니다. 우드루프는 선택과 동시에 그 상황이 에이즈로 인해 자신에게로 적용되버립니다. 찰나의 장면 전환은 정말 인상에 남습니다.

 

 또 영화는 영화적인 관습에서 벗어나려고 대단히 노력한 듯 보입니다. 큰 병에 걸린 사람은 고결하게 죽는 것과 다르게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에서 우드루프가 택하는 방식은 순수하지 못합니다. 약을 빼돌려서 복용하고, 술, 마약, 여자도 끊지 못하지요. 그런 것을 잘 보여주는 장면은 우드루프가 마치 기도를 하는 것 같이 보이는 장면입니다. 교회가 아니라 스트립클럽이죠. 더해서, 영화는 자칫 미화될 수 있는 술, 마약, 여자 같은 것들을 맥커니히의 앙상한 몸을 통해 부정합니다.

 

 

 30일 시한부선고를 받은 우드루프는 다른 치료법으로 생존해 미국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여기서부터 영화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됩니다. 약을 판매하는 것과 막으려는 FDA와의 싸움이 주를 이룹니다. 이를 통해 영화는 흔히 봐왔던 고결함에서 사회적인 것을 이야기하는 영화로 나아가게 된 거라고 생각합니다. 또 영화는 게이의 등장으로 한 층 더 풍부한 의미를 가집니다. 영화의 배경인 1985년은 분명히 게이를 보는 시선이 곱지 않았을 테니까요. 우드루프의 방안에 채워진 여자사진들 속에 게이를 몇 장 끼워 넣듯이, 영화를 보는 관객에게 게이도 똑같은 사람이란 것을 보여줍니다.

 

 또 영화는 놀랍게도 갈등에서 FDA나 우드루프, 한 쪽의 편을 들지 않습니다. 재판에서는 FDA가 이기지만 우드루프는 분명 30일을 넘어서 7년을 살았고 펩타이드T라는 약을 허용하게 됐으니까요. 이런 놀라운 것을 가능케하는 우드루프의 힘은 '카우보이 모자'에서 비롯됩니다. 원피스의 루피가 밀짚모자를 절대 잃어버리지 않는 것처럼 루드우프도 모자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그것의 상징성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영화는 첫 장면에서 모자의 상징성을 가져옵니다. 바로 투우장면에서요. 맹렬히 뛰는 소 위에 올라 탄 사람은 몇 초 이내로 나가떨어질 수 밖에 없죠,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올라타는 그 '도전'하는 힘을 영화는 카우보이 모자로 나타냅니다. 그래서 <댈러스 바이어스 클럽>의 마지막 장면은 투우 위의 우드루프의 모습으로 마무리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좀 더 루드우프를 깊이 보면, 그 도전 정신의 밑거름에 기독교적인 것을 깔고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게 만드는 첫 장면은 30일을 넘기고 마치 살아돌아온 것처럼 보이는 루드우프의 모습이 닮아있다는 것입니다. 예수가 당시의 지배적이었던 생각을 뒤흔들었듯, 루드우프도 기존의 생각에 저항하고 있는 모습도 닮아있는 것 같습니다. 또 의사의 이름이 'Eve'라는 겁니다. 게다가 약을 가지고 돌아오는 우드루프는 목사로 변장합니다. 마치 미국으로 들어오는 메이플라워호의 선원들이 청교도적인 신앙을 가지고 온 것과 비슷합니다.

 

 결론적으로 영화는 갈등에 도전하는 모습을 이상적으로 보고 있으며, 그 도전의 밑바탕에는 청교도적인 신앙심을 가지고 있는 영화겠습니다. 영화가 좋았던 점은 이야기가 치우치지않고 균형감이 있다는 점, 주인공과 자레드 레토의 연기, 실화라는 점이 좋았습니다. 또 삐소리(이명)를 이용한 장면전환과 그 과감함은 인상이 남습니다. 반면에 아쉬웠던 점은 갈등이 확장되고 진행되는 때에 늘어지지 않나하는 생각과 굳이 자막을 이용해야 했는지 의문이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