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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

<인크레더블 헐크>와 <다크나이트> 비교

 

 

 <인크레더블 헐크>는 전 편보다 작아진 헐크가 도시 속을 누비기에는 더 괜찮았습니다. 배우들이 눈에 들어왔는데 에드워드 노튼은 원래 연구자였던 헐크의 본래 직업과 잘 어울리는 것 같았고, 반지의 제왕에서 아르웬으로 나와 욕망에 휩싸이는 걸 막아주었던 리브 타일러가 <인크레더블 헐크>에서도 마찬가지로 헐크의 욕망을 잠재워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의외의 인물은 모던패밀리의 타이 버렐이 나와 정말 평범한 사람이 행동할 것처럼 행동하는 게 눈에 들어왔습니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다크나이트>는 <인크레더블 헐크>에 비해 굉장히 호평받고있고 누군가는 현대의 고전이라고 부를 정도의 영화라 시리즈를 다 본 후, 짜임새에 놀랄 수 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최근에 <아메리칸 허슬>에서 크리스찬 베일의 모습과 대조되는 배트맨도 볼만합니다. 흥미로운건 감독의 영화에 자주 출현하는 크리스찬 베일, 마이클 케인, 앤 해서웨이, 모건 프리먼은 외국에서 '놀란의 사단'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굳이 티켓파워를 비교하자면 배트맨시리즈 쪽이 좀 더 우세하지 않나 싶습니다.

 

 

 영화 <인크레더블 헐크>의 내용은 제작사인 마블의 진로에 맞도록 복잡한 이야기는 줄이고 이해하기 쉽게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특히 영화의 앞부분이 그러합니다. 감독은 이해하기 쉽고 빠르게 헐크가 처해있는 상황을 장면을 통해 요약합니다. 특히 브루스 배너가 장군으로부터 쫓길 때, 군대와 불량배들에게 쫓기는 장면은 헐크가 사회에 어떤 계층으로부터 유리되어 혼자인 상태를 보여줍니다.

 

 브루스 배너가 소외되는 원인은 바로 사람들의 욕망때문입니다. 인물들은 인간을 뛰어넘는 그 힘에 대해 갈망합니다. 그러나 장군이 자신의 과오를 덮기위해 헐크를 잡는 것이나 과학자의 직업적인 욕망 또한 있습니다. 놀랐던 장면은 브루스가 연인과 관계를 맺을 수 없는 장면까지 나와 브루스 배너가 철저히 혼자인 장면입니다.

 

 

 반면에 DC가 제작사인 <다크나이트>시리즈는 좀 더 깊고 진지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감독의 이야기 구성법은 마치 마술쇼의 구성과 같습니다. 당연한 것을 보여주고, 일시적으로 사라진 후, 다시 돌아오게 하는 겁니다. 감독의 다른 영화 <프레스티지>에서 잘 나타나죠. 각각의 시리즈마다 배트맨은 고담에서 사라짐을 반복하는 구성을 통해서 명성(프레스티지)를 얻을 수 밖에 없는 거죠. 명성으로 인해 배트맨은 헐크와 반대로 고든이나 폭스같은 조력자들이 있습니다.

 

 

 이쯤에서 녹색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화가들이 초록색을 사용하기 위해 독소를 사용했던 것으로부터 유래했기 때문에 우리가 흔히 아는 자연의 녹색과 다르게 독약이나 괴물을 표현할 때 자주 쓰이는 것 같습니다. <슈렉>, <마스크>에서도 그렇죠. 하지만 <인크레더블 헐크>의 녹색이 가지는 의미는 <위대한 개츠비>의 디카프리오가 열망하던 녹색에 더 가깝습니다. 개츠비가 여자를 얻기 위해 위선적인 사업을 했듯이, 배너를 제외한 인물들은 욕망을 이루기위해 위선적인 일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녹색 괴물의 힘을 봤을 때 두려움보다는 인물들은 경이로움을 감추지 못하는 장면이 이 같은 맥락입니다.

 

 

 

 <인크레더블 헐크>의 특이한 점은 개인과 사회의 욕망들로부터 주어진 힘을 다루는 방법입니다. 헐크가 변신하면 내뱉는 몇 안되는 말 중 'Leave me alone'이라는 말이 그 방법을 말해줍니다. 감독은 거대한 힘이 주어지면 그것은 사회적 제도라던지 과학의 이론이 통제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개인의 선한 선택'이 답이라고 말합니다. 개인을 제외한 다른 것들은 욕망으로 가득차있다는 비관적인 시선으로 보는 겁니다.

 

 

 그에 비해 크리스토퍼 놀란은 같은 문제인 힘에 대해서 이상주의자일 수 있겠습니다. <배트맨 비긴즈>에서 고담시는 표출하는 욕망들로 가득찬 도시입니다. 욕망으로 가득찬 사회가 가진 건 헐크처럼 위험한 것들 투성입니다. 군사기술, 핵무기, 조커같은 정신이상자가 그런겁니다. 욕망과 위험의 사회 속, 감독은<다크나이트 라이즈>에서 그 답을 누군가로부터 비롯되는 희망이라고 얘기합니다. 경찰인 고든이 어린 웨인에게 줬던 코트가 회상되는 장면이 바로 그런 희망을 이야기합니다.

 

 

 

 <인크레더블 헐크>와 <다크나이트>의 공통점은 '브루스'에서부터 주인공 자신이 가지고 있는 양면성, 그들이 살고 있는 사회의 불안, 불안 속에서 힘과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같습니다. 그러나 그 속에서 <인크레더블 헐크>는 자신 외의 다른 것들은 믿지 못하는 냉정함이 깔려있고, <다크나이트>에서는 사람들 속에서 전해지는 희망이 있다고 얘기합니다. 대조적인 장면으로 <인크레더블 헐크>에서는 브루스가 자신을 믿으라며 비행기에서 떨어지는 반면에 <다크나이트 라이즈>에서는 브루스가 감옥에서 희망을 보고 일어섭니다. 08년도의 <인크레더블 헐크>에게 12년도의 <다크나이트 라이즈>는 무서워하지말고 믿어야 미래가 있다고 말하는 것처럼 보여 같이 보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비슷한듯 다른 두 영화를 비교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