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를 보다

사회 고발 애니메이션 <사이비> 후기


사이비 (2013)

The Fake 
8.4
감독
연상호
출연
양익준, 오정세, 권해효, 박희본
정보
애니메이션, 스릴러 | 한국 | 100 분 | 2013-11-21

 

스포일러

 

 

애니메이션이라고 하면 TV를 돌리다가 보는 쾌활하고 밝은 만화영화를 떠올릴지도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이 영화는 아주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를 시종일관 유지해요. 그 이유는 사이비의 무대인 마을이 수몰이 예정된 상황때문이에요. 그 상황을 이용한 장로와 목사가 등장하고 비록 자신의 딸 등록금까지 도박으로 날려먹는 사람이지만 유일하게 가짜종교의 실상을 아는 김민철이 등장해요.

 

 

 

 

 

 

마을사람들의 보상금을 갈취하는 장로는 칠성의 아내가 죽을 때 웃는 모습을 하고 죽는 것을 보아 알 수 있듯이, 우리가 믿고 싶어하는 것을 제공하는 인물이고, 김민철은 대사에서 알 수 있듯이 세상과 반목하고 싸워 헤쳐나가 진실을 알리는 인물이에요. 목사 성철우는 서사의 앞부분에는 현실과 가짜 사이에서 갈팡질팡해요. 그러나 이야기가 정점에 다가가면 목사는 자신이 믿고 싶어했던 것과 다르게 흐르는 현실을 마주하게 됐을 때 장로나 김민철처럼 변해 똑같은 일을 하게 돼요. 마을사람들의 사진을 찍어주고 배려했던 모습을 전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변해요.

 

감독은 한 토론 프로그램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해요. 프로그램에서 두 패널이 나왔는데, 한 패널은 말은 유려하게 하지만 논리는 말도 안됐고 다른 패널은 말은 거칠지만 논리에 맞는 말을 하는 사람이였다고 해요. 장로와 김민철의 캐릭터가 여기서 비롯한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영화를 속의 술집 아줌마나 마을사람들을 보면 아주 답답할거에요.

 

 

 

 

 

 

그렇지만 영화는 믿는 것을 100%비판하는 것 같지는 않아요. 마을사람들이 교회는 자신들이 살아가는 한줄기 빛이라고 믿고 폐병에 걸려 누워있다가도 일어나 잘 살았던 것처럼 어떤 희망은 필요한 것 같아요. 분명 현실을 아주 냉정한 것이니까요. 때문에 아주 파격적이라 느꼈던 마지막 장면은 앞의 맥락에서 이해했어요. 김민철도 결국 어떤 신앙같은 것에 의지하게 되었으니까요.

 

마지막으로 사이비를 상영해주는 상영관도 적고 흥행 공식에 따르지도 않고 보고 나면 기분이 좋은 영화는 아니지만, 이런 영화를 많이 봤으면 좋겠어요. 앞서 이야기한 파격적인 스토리뿐 아니라 배우들의 목소리 연기도 좋고, 목소리를 먼저 녹음하고 만화를 그리는 사전녹음을 한 것도 신선해요. 게다가 보고 나면 여러 생각을 하게 되므로 추천해요!